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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ual Talk

한해 돌아보기

조금은 때이른 한해 돌아보기일지도 모르지만, 부대에서는 장문을 쓸 여건이 되지 않아서 미리 쓰기로 했다. 올해 있었던 일들을 쓰고싶기 보단, 올해의 경험을 토대로 몇가지 생각을 적고 싶다.

1. 실점해야만 하는 구간도 반드시 존재한다
올해는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마이너스였다. 하지만 질게 뻔한 경기라고 바로 포기하면 다음 경기도 똑같이 패배의식에 젖기 마련이듯, 안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그래도 잘 안됐다면 그걸로 된거다. 질게 뻔한 경기라도 끝까지 최선은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통만 느는 쓸데없는 집착처럼 보일지 몰라도, 난 그게 다음을 기약하기 위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한다.

2. 모든 문제에 다 해답이 있는건 아니다
답이 없었다. 답을 찾고자 했고 모든 노력을 쏟았지만 나오지 않았다. 답이 없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지만 인정해야만 했다. 그럴 때는 답이 나오기까지 기다리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지만, 난 그렇게 하지 못했고,

3. 되돌릴 수 없는 선택도 존재한다
그렇게 되돌릴 수 없는 선택들을 했다. 그리고 그 선택들의 후폭풍을 겪으며,

4. 모든 상처가 다 회복되는건 아니다
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대신, 그 상처를 안고 다시 살아가는 방법 쯤은 찾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변화의 과정을 거치고, 마냥 익숙하지도 좋지도 않은 새 모습으로 바뀌어야 하겠지만.

5. 한번 변한 것은 그리 쉽게 돌아오지 않는다

나 또한 1년동안 참 많이 변했다. 아마 그리 쉽게 전의 모습 그대로 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나의 예전 모습이 딱 좋았다면 유감이지만 더이상 그 모습 그대로는 아닐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 조금 더 건조해지고 조금 더 날카로워진 부분은, 쓸모가 없다고 바로 다시 집어넣을수 있는 그런게 아니다. 그리고 이 자리를 빌어, 날카롭고 예민하다고 느꼈던, 과거에 만났던 사람들에게 나쁘게 봐서 미안하다고 전하고 싶다. 당신들이 겪어온 환경을 조금이라도 이해했다면, 조금 다른 의견을 가졌을지도 모르겠다.

6. 기회는 세번 온다는 말도 있지만, 한번도 안올수도 있다
기회를 소중히 여기자. 나에게 6번의 기회가 있었다는 것은, 누군가에겐 단 한번의 기회도 없었다는 말일지도 모른다. 한번의 기회도 얻지 못한 것이 자신이라면 못내 억울할지도 모르겠지만, 평균은 항상 공평한게 아닐뿐더러 때로는 매우 잔인하다.

7. 운 만으로 성공한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실력 혹은 노력 만으로 성공한 사람은 없다
내 힘만으로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로또를 맞아서 1억을 벌 수는 있어도, 실력과 노력 만으로 1억을 번다고 장담하기엔 세상에 변수가 너무 많다. 실력이 좋다고 자만하지 말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잘 될꺼라는 막연한 기대도 말자. 운은 생각보다 정말 중요한 요소이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은 진짜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는 상황이라면,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려 조금이라도 웃을 거리들을 찾아보자. 웃으면 행운이 온다는 말이 마냥 헛소리는 아니다.

그리고 올 한해,
잘 웃어보려고 참 많이 노력했다.
행운아 제발 좀 봐달라고 별 짓을 다해봤지만,
안 되는 것은, 그냥 안 되는 것이라는 결론만이 남았다.

멋진 노을이 아니라,
음침한 먹구름이 낀 채로 끝나는 한 해라서 아쉽지만,
그 나름의 멋 또한 있는 법이라 믿으며,

2019년은 꼭,
진심으로 웃고 지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