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Casual Talk

한숨


어느날 부대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다 이 곡이 나왔는데, 유달리 그날 가수 이름 보다는 작곡가의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그 전까지는 잘 몰랐는데, 작년 12월쯤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샤이니 종현이 작사작곡한 곡이라고 한다. 그날 처음 알게 된 사실이였는데, 그 뒤로부터는 이 곡을 대하는 태도가 사뭇 달라졌다.

처음 이 곡을 알게 된 것은 작년 중순이였다. 그때만 해도 이 곡이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주는 격려의 곡이라고만 생각했다. 몇번이고 들어봐도 힘든 사람의 마음을 어찌 이리도 잘 묘사해줬을까 싶어서, 힘든 마음에 위로가 되는 곡이라고 생각해서 참 많이도 들었던 것 같다.


남들 눈엔 힘 빠지는
한숨으로 보일진 몰라도
나는 알고 있죠
작은 한숨 내뱉기도
어려운 하루를 보냈단 걸

이제 다른 생각은 마요
깊이 숨을 쉬어봐요
그대로 내뱉어요

누군가의 한숨
그 무거운 숨을
내가 어떻게
헤아릴 수가 있을까요

당신의 한숨
그 깊일 이해할 순 없겠지만
괜찮아요
내가 안아줄게요



"산전수전을 겪고서도 굴하지 않고, 남까지 포용하려는 넓은 마음"
처음 이 곡에 대한 감상이였다.

그리고 요즘들어 그 감상이 너무나도 단순했다는 생각을 한다. 애초에 산전수전을 겪은 사람들이 남까지 포용하면서 바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면 너무나도 간단한 문제였는데. 그들 역시도 누군가가 자신들에게 이런 위로를 해주기를 바라지 않았을까. 역지사지의 좋은 예라고 할까? 자신이 받고 싶은 것을 남에게 먼저 베푸는 마음,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누군가가 자신에게도 그것을 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섞인 마음. 그것이 이 곡의 진정한 의미가 아니였을까 생각해보게 된다.

하지만 그 기대의 시간이 누군가에겐 길고 누군가에겐 짧으며, 누군가에겐 자신의 생이 끝나버릴 때까지도 오지 않는 허상일지도 모른다. 기다리다 지쳐 생을 끊을 만큼, 지독하리만큼 오지 않는 허상일지도 모른다.

딱 한번만 더, 딱 한번만 더 믿어보려다가 끝내 손을 놓아버린 그를 과연 누가 함부러 탓할 수 있을까. 그가 남긴 곡이 비슷한 상황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힘들어도 한번 더 해보자는 희망을 던지고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씁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고마운 마음이 든다.

부디, 이 순간 기대하는 기적이 여러분들에게 나타나기를.
딱 한번만 더, 힘내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