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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꿈 나에게는 소소한 꿈이 있다. 바로 10년짜리 여권을 만드는 것이다. 이런 뜬금없는 꿈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는데, 몇년 전 발리 여행을 계획했던 때의 벌어진 사건들 때문이다. 어찌보면 참 바보같지만, 해외여행을 가기 위해서는 여권 유효기간이 6개월 이상 남아있어야 함을 깨달은 것이 그 때였다. 발리로 향하는 왕복 항공권을 끊고서, 난 휴가의 꿈을 부풀리며 짐을 싸들고 공항에 도착했다. 그렇게 도착한 항공사 카운터에서, 난 여권 유효기간이 6개월에서 3주쯤 모자라다는 이유로 발권을 거부당했다. 이 여권 상태로 여행지에 도착하면 여행비자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난 어쩔 수 없이 다음날 여권을 갱신하기 위해 대사관을 찾았다. 그리고 또 다른 상황을 직면했는데, 앞으로는 여권이 1년 주기마다 갱신이 .. 더보기
나의 전성기는 아직이다 한창 가을 단풍이 무르익을 무렵, 기분이 썩 좋지 않아 동네로 산책을 나갔다. 동네를 걷던 중 눈에 들어온 게 있었는데, 바로 난간에 핀 장미꽃이었다. 여름의 상징과도 같은 장미꽃이, 가을 한복판에 서서 붉은 단풍쯤은 자신에 비할 바가 아니라고 외치듯이, 스스로의 존재감을 뽐내고 있었다. 그 모습에 느낀 바가 많았을까, 집에 들어와서 심정을 끄적인 글이 시가 되었다: 누구는 이른 늦봄에 가고 너도나도 앞다투어 여름에 갈 때 봉오리 속 묵묵히 제 때를 기다리다 어느새 밖엔 가을이 한창이다 장미는 여름이라지만 늦가을 찬바람 속 뒤늦게 꽃피우는 장미도 있다 내가 늦은걸까 평범한 여름 개화를 바란게 그리 큰 욕심이었을까 그 어떤 걱정도 잠시 옆 자리 단풍보다도 붉고 그 어떤 가을꽃보다도 화사하게 자신의 때에 만.. 더보기
LAST DAY 집에 들어가는 길에 근처 백화점을 들렀는데, 어느 옷가게에서 할인행사를 하고 있었다. 유독 마지막 날임을 강조하며 ‘LAST DAY’라고 붙어있는 문구가 눈에 밟힌다. 왜냐하면 저 문구가 벌써 같은 곳에 일주일 넘게 붙어 있었기 때문이다. 경제학에는 꽤 유명한 한 마디가 있다."당신이 100달러짜리 물건을 할인된 50달러에 샀다면, 당신은 50달러를 절약한 게 아닙니다. 50달러를 쓴 것이죠.". ‘시간은 금’이라고 했던가? 시간을 직접 돈에 비유하는 건 적절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요즘 들어 우리가 시간을 소비하는 것 또한 비슷하다는 것을 느낀다.남은 시간을 소비할 때, 자주 없는 기회를 우선시켜 시간을 투자하지만, 정작 나에게 그런 시간이 필요한지는 뒷전이 되어가고 있다. 하루하루를 돌아보면 늘 정.. 더보기